유도로켓 비궁의 앞 날개가 긴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의 소형 고속정들은 대부분 서해 5도를 통해 침투합니다. 빠르고 기습적으로 침투하는 고속정들을 대응할 만한 방어체계가 필요합니다. 해병대는 이러한 소형 고속정을 잡기 위해 대함유도탄을 배치할 수는 없는 실정이었지만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의 주관으로 유도로켓 비궁(Poniard)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여 우리나라 서북도를 지키는 전력화로 배치하였습니다.
비궁 유도탄은 빠르게 움직이는 해상표적을 추적하고자 움직임을 살펴 유도비행을 해야 합니다. 때문에 비궁 유도탄 앞 부분에는 네 개의 조종날개를 갖고 있습니다. 유도탄 동체 앞에 부착된 날개를 이용하여 조종하는 방식을 카나드 조종(canard control)이라 부릅니다. 카나드라는 말은 한글로 "귀 날개"라 부르는데 라팔이나 유로파이터와 같은 전투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카나드는 항공기의 부가적인 양력을 얻고 안정성을 개선하고자 장착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카나드를 유도탄에서도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카나드는 유도탄 공력조종 중에 하나입니다. 유도탄은 보통 로켓추진기관을 갖고 있으며 발사초기 추진기관에서 얻은 큰 추력으로 에너지를 얻습니다. 또 그 속도를 통해 기동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공기역학적 힘을 발생시켜 비행을 합니다. 그래서 유도탄 동체에 항공기의 날개와 같은 날개를 장착하면기동을 위한 공기력이 발생하여 전 방위 방향으로 움직이며 좀 더 멀리 보낼 수 있습니다.
조종날개는 장착하는 위치에 따라서 카나드 조종, 꼬리날개 조종, 주 날개 조종으로 분류됩니다. 각 방식은 기동성과 안정성에 있어 장단점을 갖고 있고, 유도탄의 목적에 따라 설계자에 의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날개를 조합하여 유도탄을 설계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비궁의 카나드는 왜 길게 생겼을까요? 동체 앞쪽에 카나드를 부착하여 조종하는 방식을 활용하면 유도탄의 양력 발생방향과 카나드의 양력발생 발향이 일치하기 때문에 조종하기가 쉽습니다. 또한 유도탄의 무게중심 앞에서 공기력을 발생시켜서 기동성이 우수하며, 조종명령으로부터 원하는 기동가속도를 얻기까지 걸리는 반응속도를 신속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해상표적은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서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는 유도탄이 더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카나드가 이를 실현시켜 줍니다. 그리고 유도탄의 전자장비가 탑재되는 부위에 카나드가 장착되어 카나드 구성품의 장착성도 좋습니다. 이런 장점이 많은 관계로 카나드 조종방식은 기동성이 높아야 하는 유도탄 등에 주로 사용이 됩니다.
사실 높은 받음각에서 카나드의 양력이 급히 떨어지는 실속(stall) 현상이 빨리 일어나서 조종성능이 저하되고 카나드 날개 끝단에서 발생하는 와류(vortex)가 안정성을 위해 장착된 꼬리날개와의 간섭을 일으키게 되어 원하지 않는 힘을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간섭은 주로 회전조종특성을 나쁘게 하는 문제점을 일으키는데, 유도탄을 특정한 방향으로 회전시키려고 카나드를 조종하면 그 때 카나드에서 발생한 와류가 꼬리날개에 영향을 주어 원하는 방향의 반대로 회전을 시키는 유도롤(induced roll)이 발생됩니다.
이러한 유도롤 발생 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꼬리날개를 자유회전 시켜서 회전방향의 힘이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유도탄 전체를 특정 회전수로 회전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천궁 성능개량 유도탄에는 앞선 방식을, 신궁 유도탄에는 뒤의 방식을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국에 비궁 유도탄이 길이가 긴 카나드 형상을 채택하게 된 이유는 카나드 조종유도탄의 단점인 유도롤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카나드의 스팬 길이가 꼬리날개의 스팬보다 길기 때문에 와류가 꼬리날개 바깥으로 지나가게 하여 간섭을 최소화 시키는 원리입니다. 이 때문에 구동장치에 요구되는 구동력을 작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